플레이 날짜: 2018. 10. 6.
GM: 아본
플레이어: 류비엠
오늘도 같은 꿈을 꾼다. 네가 죽었던 그날의 꿈.
같은 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아.
그렇기에 후회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만약에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너를 바래다 줄게.
6개월이나 지나 써서 민망한 후기지만 이 세션의 후기는 정말 써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어엔라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시나리오기 때문이니까요...ㅠㅠ
타임라인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아저씨 분양(?) 및 아저씨 공략(?) 시나리오... 어슬렁거리다 흔쾌히 세션을 수락해주신 아본님의 은혜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ㅠㅁㅠㅠㅠ 분명 시작 전에는 서너시간이면 끝나면 짧은 1인 입문 시나리오라고 하셨는데요... 정신차리고 나니 플레이 타임 6시간이 훌쩍... 그리고 제 눈에서도 눈물이 훌쩍훌쩍... 아아니 콸콸콸... 이 세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우선 첫 가든오더 플레이인 만큼 룰에 대한 감상을 간단히 남기자면... 버디물을 사랑한다면 가든오더를 해라! 입니다. 제가 버디물 크레이지맨이 된 것은 어.엔.라.의 영향이 가장 컸구요......(흑흑) 물론 1인 시나리오인 만큼 다인 세션으로 갔을 때와는 차이가 있을테지만, 적절히 버디의 명중률을 높여주는 스킬들이나, 커버링을 해줄 수 있는 구도라거나... 둘이서 멋진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둘이서 하나인 플레이! 라는 점이 느껴졌어요.
판정법 또한 크툴루를 해봤다면 익숙할 판정이었어요. 1D100을 굴리고, 자신의 능력치보다 낮으면 성공! 높으면 실패! 전투에서는 내 공격이 성공해도 상대방이 회피에 크리티컬이 떴다면 실패! 라는 간단명료한 룰 때문에 룰 이해력 딸리는 저도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펌블이 아니라면 실패해도 페널티를 받고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꽤나 아프긴 하지만 내가 모르는 비밀은 없어야 하는 조사 광인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조건이었고...
전투 순서는 셋업 프로세스 - 메인 프로세스 - 클린업 프로세스라는 익숙한 순서, 거리에 따른 공격, 인게이지같이 더블크로스에서 이미 경험했던 방식이어서 크게 복잡하지는 않았어요(라고 과거를 미화함). 실질적으로 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한 것도 아니기도 하거니와 아본님도 초보자를 배려한 적당한 전투 룰을 사용해주신 것 같아서... 저같은 룰 이해력 부족맨에게는 아주 이해하기 쉬운 전투 흐름이었어요. 물론 주사위는... 그러지 못해 매우 힘들었지만!!!😂
그리고 체력을 단순히 숫자로 나타내지 않고, '부상표'라는 표를 기준으로 공격한 무기의 종류, 받은 데미지에 따라 부상의 수치가 정해지는 점도 개인적으로는 신선했어요. 피로 > 경상 > 중상 > 치명상 > 사망의 단계로 점점 부상의 수치가 올라가고, 피로가 쌓여 경상이 되는 순간 '쇠약'이라는 디버프가 자동으로 생겨서 판정치의 성공률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게... 뭔가 플레이어적으로는 으아아아!(고통) 싶은데 이런 점 또한 이 룰의 성격이나 특징을 보여줘야 한다고 해야할지... 하나하나 피로가 쌓이고 경상이 쌓이면서 중상을 향해가는 두근거림을 보는 맛이... 아주 심장 쫄깃쫄깃하더라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이 가든오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정말... 이런 말 하기 굉장히 민망하지만(ㅋㅋㅋㅋㅋ) PC에게 원하는 만큼의 불행 서사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 아니 거 왜 사람이 좀 자기 PC한테 불행 서사 좀 만들어주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누구나 한번 쯤은! 내 PC에게 불행 서사를 마구마구 안겨주고 싶을 때가 오잖아요?!?! (누구나: 아닌데?) 이 가든오더는 세계관이 세계관인 만큼, PC의 경험이나 경력, 출신, 경우를 원하는 대로 >공식이 시키는 것에 따라 불행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단 점이... 넘 마음에 들었습니다^^(휴 블락만큼은 제발)
그리고 동사에서 발매한 더블크로스처럼 PC의 이명을 만들어준다는 것도 오타쿠 테이스트를 팍팍 자극하고...! 마기로기 마법명 만드는데 익숙해진 사람이어서 PC의 콜 사인을 만드는건 껌이긴 했는데, 오더들의 '콜 사인'은 마법사의 '진짜 이름'이나 오버드의 '코드네임'과는 다른 또다른 느낌이었어요!
이 가든오더 세계관에서 PC인 '편성 이능력 특성체(Obligate Rarity Differential Extra-Race)', 즉 '오더(ORDER)'는 어느날 홀연히 나타난, 어떤 종에도 속하지 않는 괴물이자 인류의 천적인 '네필림'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류는 이 특수능력자들의 힘을 경계했고, 오로지 네필림을 상대하는 병기로서 취급받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더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인 Genetic Ability Response Department of Eliminated Nephilim, 즉 'GARDEN'이 설립됩니다.
오더들의 정보는 모두 정부에서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오더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본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때 사용되는 것이 바로 이 '콜 사인'이라는 건데, 그렇기에 세션 중에서는 PC의 이름보다는 이 '콜 사인' 쪽을 훨씬 더 자주 사용합니다. (물론 제가 플레이했던 어엔라 한정이고... 실제 다인 세션에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 부분이 되게... 참 시나리오 연출적으로 되게... 제가 너무 좋아하는 요소를 팍 하고 관통하고 지나간게 있어가지고... 흑흑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이야기하도록 하죠...ㅠ0ㅠ
마지막으로 '스펙 컬러'라고 하는 오더만의 '특별한 색소' 요소도 오타쿠의 마음을 저릿저릿하게 만들었구요🤤 이 오더들은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색소가 있어서,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피부의 일부 등이 일반인과 차이가 납니다. 이말인 즉슨, 이 가든오더에서는 핑크머리 + 빨간 눈의 PC를 만들려면 스펙컬러는 빨간색이고, 머리색은 염색한 머리! 라는 다소 현실적인 요소를 넣어야한다는 점이... 룰의 설정상으로는 굉장히 와닿는 부분이긴 했는데 제가 이거 땜에 (+이과 알못이라) 캐릭터 메이킹에 애를 먹는 바람에... 흑흑... 아오 누가 은색을 스펙 컬러로 했어?!ㅜㅜ
여러모로 PC 괴롭히는 걸 좋아하는^^; 오타쿠의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드는 설정이라... 캐릭터 메이킹할 때 배x킨라빈x에서 아이스크림 고르는 것보다 더 고심한 끝에 이것저것 골라서 PC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큰 스위치가 될 줄은 캐릭터 메이킹 할 때의 저는 꿈에도 몰랐었죠...^-^
여기에 더해 아본님의... 갓 of 카미갓갓 세팅 덕분에 정말 편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었어요... 이건 해본 사람을 알거야... 얼마나 쩌는지...(ㅠㅁㅠ三ㅠㅁㅠ) 어휴 첫 가든오더를 너무 진수성찬으로 먹어서... 제 안의 가든오더=갓든오더인데 흑흑 왜 자꾸 아본님이 아니라고 하셔... 저는 인정 못합니다ㅠ0ㅠㅠㅠㅠㅠㅠ(?????)
룰에 대한 감상은 이쯤으로 하고, 아저씨를 공략할 주인공이자 스위치 덩어리가 되어버린^^ PC는 갓 19살이 된 히이라기 하코베, 콜 사인 '스텔라리아 코르누타(Stellaria cornuta)'였습니다. 스텔라리아는 하코베=별꽃의 학명 중 앞 단어에서 따왔고, 코르누타는 히이라기=호랑가시나무의 학명 중 뒤 단어에서 따왔어요. 제가 가든오더 세계관을 자세히 듣기 전에 지어버린 콜 사인이라... 라틴어 아는 사람이 들으면 본명이 그냥 다 드러나는 그런 콜 사인을 지어버려서 굉장히 민망해졌던(ㅋㅋㅋㅋ큐ㅠㅠㅠ)
TMI이지만 어엔라 세션 일정이 잡히고, 경험, 경우, 출신에 가득하게 적혀있는 >>>불행서사<<<를 보고 제가 눈이 뒤집어져서...ㅋ...ㅋㅋㅋ... 내가 좋아하는게 이렇게 널려있으니 이왕 이렇게 된거 좋아하는걸 가득 넣어보자! 해서 PC를 만들었는데요... 제가 별 모티브랑 꽃 모티브에 눈 뒤집어지게 환장하는 사람이라서 '이름 뭐로하지? 별... 별... 꽃... 어... 별꽃... 일본어로 있나? 오 있네... 하코베... 좋아 이건 이름으로 하고... 성씨는... 이름이 꽃이니까 적당히 나무로 하면... 히이라기... 오 좋아 히이라기로 하자!' 라는 초 단순한 의식의 흐름으로 지었단 말예요... 흑... 흑흑 왜 그랬어... 나야 왜 그랬어....ㅠㅠㅠㅠㅠㅠㅠ
여튼 오더 스텔라리아 코르누타, 약칭 스텔라의 스펙 컬러는 '은색'. 스펙 컬러의 발현 위치는 왼쪽 눈이었어요. 사실 각막이나 홍채가 은색인 게 가능한가...라는 게 걸려서 GM님 손에서 기각될 뻔했지만 어찌어찌 각막이 은색이니까 시력이 나쁜 것으로 → 그러면 안경을 씌우자!는 걸로 겨우 합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전 그냥 오드아이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오더의 세계관은 너무 가혹했고... 흑흑...
특성능력은 '전자조작', 경력은 '구출-오더의 인체실험을 하고 있는 연구소 등에서 붙잡혀 있던 것을 가든이 도와주었다' / 출신은 '시설-양친과 어릴 때 헤어졌다 등' / 경험은 '해커-컴퓨터가 취미로, 해킹에 빠져있던 때가 있다' / 경우는 '도주-수험, 연애, 습격해오는 네필림 등 무언가로부터 도망친 적이 있다'였습니다. 그래서 만든 설정은... '오더로서 태어난 후 부모에게 버려지고,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실험 시설에 팔리듯 넘겨져 생체 컴퓨터로 쓰이기 위해 여러가지 인체 실험이나 말못할 실험을 당하고 10년 전 쯤에 GARDEN에게 구출되었다'란 설정이었습니다... 연구 시설에서 호되게 생활해서 모든 사람에게 존대를 쓰는... 그런 설정이었구요...ㅎㅎ 경우 '도주'는 가혹한 실험을 계속하던 중, 도저히 버텨내지 못해 또래 친구들과 도주를 시도했지만 붙잡혀 다시 끌려왔다는 설정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본보기로 함께 도주했던 친구 한 명아 본보기로 네필림에게 실험체로 던져지고, 이후 누군가가 자기 때문에 죽는 것이 두려워 또다시 가혹한 실험을 당하며 살아가고 있었다는 백스토리도 붙였구요.
<어나더 엔드 라비린스>의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감정도 닳고 닳아 거의 도구로서 살아면서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살고 있던 하코베의 앞에 나타난 GARDEN 소속의 오더, 설정상의 스승인 Dux Lux(*라틴어로 인도자 / 빛에서 적당히 따옴). Dux Lux가 이끄는 GARDEN의 부대는 불법 시설을 대파하는데 성공하고, 이 시설에 있었던 어린 아이들을 모두 구출해냅니다. Dux Lux는 불법 실험 시설에서 나름 어린 아이들의 리더 역을 했던 하코베를 아끼며 학교를 보내주고, 훈련 시설도 다니게 하는 등 올바른 교육을 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하코베-콜사인 스텔라는 꿈에 그리던 GARDEN에 입사를 합니다. 설레는 첫 출근길. 스텔라는 일본사무국 관동지부장인 펄스에이더와 인사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 그리고 갑자기 사심발언 죄송하지만 펄스에이더가 너무 잘생겨서... 눈물이 날 뻔 했고요... 큼흠흠 여튼 네필림이 무엇인지, 오더가 누구인지, GARDEN의 역사가 어떤지 친절하게 설명을 한 후 펄스에이더는 스텔라에게 '적임의 버디'를 소개시켜줍니다. 콜 사인 '로디아', 오더로서 오래 활동한 베테랑과 그 근방을 순찰하라는 임무도 친절하게 내려주는 국장님... 흑흑... 그 미남 미소에 플레이어가 절대적 충성을 약속하며 스텔라는 로디아를 만나기 위해 안 망하는게 신기한 사내 카페에서 커피를 쪽쪽 빨며 기다립니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 점심 때가 다가올 때 쯤. 두 눈에 푸른 색의 스펙 컬러를 선연하게 비추고 있는 누군가가 비틀비틀 들어옵니다. 아침부터 낮술을 거나하게 하고 온 스텔라의 버디, 로디아와 함께 스텔라는 근방의 순찰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째 로디아의 발걸음... 너무너무 위태하다... 걱정이 되어 물어보면 감각강화니까 술쯤 먹어도 감각이 둔해지지 않아 ㅇ.< 어차피 순찰인걸~ 오늘도 평화롭다! 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며 휘청거리며 걷던 로디아.
그렇게 오늘의 거리도 평소와 같이, 평화로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골목을 꺾는 순간, 두 사람은 네필림과 마주하게 됩니다. 형체도 없이 사라진 건물과, 형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 죽어있는 사람들....ㅠ0ㅠ 로디아는 거대한 네필림과 싸워봤자 승산이 없을 걸 알고 스텔라더러 도망치라고 하고, 스텔라는 뒤로 물러서려고 하는 순간 네필림과 눈이 마주칩니다. 눈과 눈이 마주치면... 그렇죠. 공격이 날아옵니다... 빠른 속도로 내리쳐오는 거대한 팔을 보고 죽는구나, 하고 생각한 순간... 로디아가 스텔라를 감싸며 대신 희생을 하고...ㅠ...ㅠㅠㅠ... 수없이 쏟아지는 폭격 속에 스텔라도 전신의 고통을 느끼며 의식을 잃게 됩니다.
시작하자마다 대위기 상태가 되어서 머임? 머임? (ㅠㅁㅠ三ㅠㅁㅠ) 상태가 됐었네요... 아 진짜 이게 무슨 일이야 정말 상상도 못한 정체가... 오더 데뷔 1시간만에 죽는 건가?! 하고 크아악 했었는데... 이건 단지 갓세션의 서막이었을 뿐...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어두운 공간에서 눈을 뜬 스텔라. 아픈 몸을 일으켜 허공을 휘저어도 걸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주변 또한 새까만 어둠이라 보이지가 않는 상황... 자신의 능력인 전자조작의 힘을 이용해 강하게 푸른 전기의 불꽃을 만들어내자(*주: 첫 판정에 크리티컬 띄움...) 머지 않은 곳에서 로디아의 목소리가 들리고, 주변의 시야가 흑에서 백으로 바뀝니다. 작은 빛무리들이 떠다니는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백색의 공간. 스텔라는 이곳이 사람의 공포심을 지배하여 미궁으로 끌어들이는 네필림, '나이트메어'의 소행임을 눈치챕니다. 하지만 이곳이 둘 중 누구의 미궁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스텔라는 로디아의 뒤를 따라 하얀 공간을 걸으며, '누군가'의 기억의 단편을 살펴보게 됩니다.
아... 그리고 이 기억의 단편들은... 예상하듯 로디아의 기억의 단편이었는데요... 로디아가 펄스에이더의 연락을 받고 '스텔라'의 버디로서 발령을 받게 되는 기억인 [꿈과 현실], 로디아가 과거에 겪었던 기억을 보여준 [미지와 기시], 로디아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당신과 버디], 튜토리얼 전투 이벤트인 [신참과 고참] 순서대로 이벤트를 진행했었고....... 저는 [미지와 기시] 이후 펑펑 울며... 미들 페이즈를 진행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
[꿈과 현실]은 지저분한 작은 원룸의 주인, 로디아의 방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소리를 눈치채면서 시작하는 이벤트였어요. 여기서 판정을 듣는데 아까 스페셜을 띄우더니 여기서 99(ㅋㅋㅋㅋㅋㅋㅋㅋ)를 띄우는 기적을 보여주었구요... 아니 성공치가 90이었는데 무슨 일이야~~!! 아 이렇게 날뛰는 주사위에서 오늘 제가 기분이 위아래위위아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는 거였음을 눈치챘어야 했는데...
여튼 스텔라는 온몸이 저리도록 전자 필드를 펼쳐, 로디아의 대화를 엿듣습니다. 전화의 내용은 펄스에이더가 '새로운 버디가 배정되었다. 훈련시설을 갓 졸업한 루키인 그는 Dux Lux가 이끌던 전투에서 구출된 아이이니, 적임자인 당신에게 부탁한다'는 것이었고, 이것을 들은 로디아는 제정신이냐며 불만을 토로합니다. 하지만 펄스에이더는 아랑곳 않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끊어버렸죠. 그렇게 먼지 쌓인 케이스에서 권총을 꺼내 조심스럽게 손질을 시작하는 로디아... 그 모습을 지켜보며 스텔라는 방에 놓인 사격 대회 트로피와 상장, 먼지 쌓인 액자를 발견합니다. 오래되어 보이는, 웃고 있는 로디아의 모습과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청년과 찍은 사진을 보며 스텔라는 복잡한 생각에 빠지고, 기억의 단편에서 벗어나옵니다.
제가 첫 이벤트로 [꿈과 현실]을 보고... [미지와 기시] 이벤트를 본게... 잘못이었을까요...? 이어지는 [미지와 기시] 이벤트는 로디아의 과거를 보여주는 이벤트였어요. 마치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공포감을 뿜어내는 빛무리 속에서 보여준 풍경은 스텔라에게도 익숙했을 10년 전의 그곳. 네필림이 날뛰고 시설들에 불에 타며 시체가 뒹구는 악몽의 현장.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으로 구역질을 하던 스텔라는, 눈앞에서 로디아와 복부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청년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로디아가 느끼는 감각을 모두 공유받으면서요. 청년은 애써 웃으며 로디아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로디아는 차마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을 겨우 떼어내, 달리고, 달려나갑니다.
그렇습니다. 이 청년... 로디아의 옛 버디이자... 양쪽 눈이 은색으로 반짝이는... 콜 사인 '크리넘(Crinum, 문주란)'... 전자조작 능력자의 오더였습니다... 저는 저 나레이션이 올라오자마자...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미친듯이 눈물을 쏟기 시작했구요(하...) 저의 3시간 눈물 폭포의 전설은 여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눈앞에서 펼쳐진 영화를 보는 감각임에도 로디아가 느끼는 사무치는 감정들을 모두 전달받는 스텔라... 그런 스텔라를 발견한 죽어가던 크리넘은 스텔라를 향해 말합니다. '그 사람을 구해달라'고요...
그리고 이어서 [당신과 버디] 대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게 판정치에 마이너스 보정이 있는데다가 웬만하면 한 번은 실패하시는게 좋다고 하시길래 눈물을 훌쩍거리면서 주사위를 굴렸는데... 아니 이게... 성공을... 해버렸어서...ㅋ...ㅋㅋㅋㅋ...ㅠㅠㅠ 여튼 스텔라는 '크리넘'의 이름을 대면서 "왜 자신을 구해주었냐"고 로디아에게 질문을 던졌어요. 로디아는 짐짓 놀란 표정을 짓지만... 이 미궁이 자신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것을 깨닫고, "유우(크리넘 본명)는 유우고 너는 너다"라는 말을 하며 어깨를 축 늘어뜨립니다.
이후에 남은 이벤트는 전투 이벤트 뿐이었는데, 제가 한번만 실패하게 해달라고 아본님께 질척질척해서(?????) 안정적으로 실패를 했구요...^^ 스텔라는 이렇게 한번 루프를 뛰게 됩니다. 똑같이 파괴된 거리, 자신을 향해 내려치는 네필림의 팔, 막아서는 로디아, 정신을 잃는 자신... 그리고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들리는 네필림의 비웃는 목소리. 두려움에 빠져 공포를 키우며 같은 결말을 반복하라는...
하지만... [꿈과 현실]과 [미지와 기시]를 본 스텔라... 그리고 방금 전 루프에서 짧게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리다가 주변의 빛무리를 건드립니다. 젊어보이는 로디아와 함께 하는 첫 전투. 개인적으로 미들 페이즈의 튜토리얼 전투를 이런 식으로 녹여낸 점에서 시나리오 라이터분의 천재성을 깨달았구요... 하... 증말...! 여튼 키에에엑! 하고 귀엽게 우는 벨크리켓 20체를 퇴치한 후, 로디아는 스텔라를 향해 '크리넘'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돌아오는 시야...
아... 정말... 정말요... 제가... 이 이후에 [당신과 버디] 대화 이벤트를 하는데... 제가... 진짜 2시간 내내 펑펑 우느라고... 롤플을 너~무 못했어요...ㅋㅋㅋㅋㅋㅋ 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이거 밖에 못했지??!?! 같은 느낌이 물씬 들었지만... 열심히 로디아에게 감정적인 호소를 한 결과 끝에 겨우 교섭을 성립할 수 있었습니다. 루프 뛰기 전과 같이, "왜 나를 구해주었냐"는 질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너는 내 버디니까"라는... 대답을 해줬다구요...ㅠ...ㅠㅠㅠ... 아 갑자기 또 이거 쓰니까 눈물이 나요!!ㅋㅋㅋㅋ 왜지?? 왜지??? 아 하지만 그치만요... 그치만 우리 아저씨가요... (감정 롤러코스터 중)
아 모르겠다 줄거리 나열은 때려치고 저의 구구절절 크아아악 타임이 시작됩니다. 앞의 후기는 사실 그냥 독후감같은거죠. 여기부터가 본편이에요...(???)
제가... 하.. 진짜 [미지와 기시]하면서 울 수 밖에 없었던게...ㅋ.... 일단 크리넘의 콜 사인이 스텔라와 같이 꽃 이름이라는 점에서 크아악 했고(전 맞춤형으로 들고 오신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하셔서 저는 더 환장했었습니다)... 원래는 크리넘의 사망과 PC의 과거가 별개의 사건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스텔라의 구출 시점을 10년 전으로 바꾸는 바람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은 5년 전에 가든에 의해 구출되었다고 소개하다가... 이왕 PC 불행 서사 만드는 김에 더 불행하게 만들자! 불법 실험 시설을 더 쓰레기로 만들어야지~ 하는 초 단순한 생각으로 10년 전으로 바꿨단 말예요... 근데 이게 시나리오 상 크리넘의 사망이 9년 전이어서 아본님이 이걸... 쉐킷쉐킷하셔서...^q^ 그리고 제가 특성능력을 전자조작이랑 감각강화 둘 중에 뭐 할지 엄청나게 고민하다가 전자조작을... 가지고 온거였는데 제가 만약 감각강화를 들고 왔었으면... 저는... 미지와 기시 후에 이미 창문에서 뛰어내렸을 거예요........
근데 진짜... 이게 너무한게요... 자신이 빛으로 끌어올려질 때 로디아는 절망으로 빠진게... 너무너무 미치겠는거에요... 제가 왜 울었는지는 아저씨 aka 갓마스터 아본님의 롤플을 봐야한다.

이게... 이게요... 아 진짜 10년간 로디아가... 나 때문에... 저런 절망과 마주해야한다는 사실이 정말 너무 미안하고 미치겠는거에요...ㅋㅋㅋㅋ 솔직히 이거 보고 어떻게 안울어?!?!?!?!? 감정이 있다면!!!!!! 인간의 마음이 있다면!!!!!!!!!!!!!!!!!!!! 크아아아아아ㅏㄱ
아 진짜... 저 한 마디 한 마디에 로디아의 절절함이 느껴져서... 흑흑... 주접킹이라 민망하지만 저는 지금 저 롤플 부분을 보고 후기를 쓰면서 또 울고 있습니다(ㅋㅋㅋㅋ큐ㅠㅠㅠㅠ) 하.... 그치만 미지와 기시를 봤잖아요... 그 전에 꿈과 현실을 봤잖아요...? 그 먼지 쌓여있는 액자들을 봤단 말예요........ 먼지가 쌓이도록 외면했던 과거를, 로디아는 마주한 셈이 된 거잖아요... 근데 그 애를... 기어코 로디아는 구해주고... 그리고 이제 생각하니 새삼 펄스에이더님 정말 너무하시네요 아저씨한테 블락 먹고 에버노트 조리돌림 당해도 할말 없다 진짜로...(거짓입니다 펄스에이더님 저는 평생 가든에 충성할 예정입니다)
사실 제가 환장하는 시리어스 서사가 있습니다. 바로 상호 구원 서사인데...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서로를 보듬어주고 빛으로 끌어 올려주는 그 전개를 너무너무 사랑하거든요. 근데 이게 딱 그거인거에요... 스텔라에게 있어서 로디아는 시설을 파괴하러 온 부대원이었으니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고... 그리고 지금은 스텔라가 로디아를 구원해줄 차례잖아요. 구원이라고 하니까 뭔가 좀 거창한가 싶지만 여튼 지금 이 상황에서 오로지 스텔라만이 로디아가 가진 내면의 공포와 절망을 없애줄 수 있잖아요... 게다가 스텔라는 크리넘에게 부탁도 받았다고요......... 그 사람을 구해달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군가를 잃는 것이 두렵다'는 같은 공포심을 안고 있었던 두 사람이었기에... 더욱 이 부분에 크게 이입을 했던 것 같아요. 그 결과 저는 눈물 닦아내리면서 코 푸느라고 제대로된... 대사를... 못했지만......... 아........... 아 근데 진짜... 저런 공포심에 빠져있던 로디아를... 같은 아픔을 가졌던 스텔라가... ㅁㅇㄹㅇㄻㅇㄻㅇㅁ ㅇㅁ어ㅣㅁㅇ람ㅇ (인간의 언어 상실)
여튼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아... 구할 수 있었다는게 저는 정말... 정말... 좋다는 말 외에 뭐라고 표현을 할 수가 없어요. 정말 펄스에이더님 너무한데... 이렇게 적임의 버디를 만나게 해줬다는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그와 동시에 정신의 미궁에서 빠져나와 나이트메어와 마주하면서 클라이맥스로 진입을 하는데... 일단 클라이맥스 페이즈의 씬 타이틀이 '어나더 엔드, 그 저편으로'여서 저는... 1차로 죽었구요... 그와 별개로 정말... 아주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우선 처음 행동치를 정하는데 셋다 15를 뽑는 경이로운 결과가 나왔구요.... 1d10해서 빠른걸 정하는데 나메쨩이 10을 뽑아버리는 바람에 어휴...^^;
여튼 사격 105%의 아저씨가 없었으면 정말 큰일날뻔 했어요... 와중에 아저씨가 큰 데미지 올때마다 커버링해서 제가... 제가 정말!! 제 마음에 안 좋았어요!!!!ㅠㅠㅠㅠㅠ 아 안 돼 아저씨 죽으면 안 된다고~~~ㅠ0ㅠㅠㅠㅠㅠㅠ 정말 주사위가 이렇게 분위기 못읽는건 처음이야(애꿎은 화풀이) 오버 부스트도 두개 다 쓰고 아이템도 탈탈 털고... 마지막에 멋지게 레일건 샷을 날리면서... 겨우겨우 클리어를 했습니다ㅠㅠ)... 하 정말... 우리 아저씨 덕분이야... 하지만 커버링은 적당히 해줘...ㅠㅠㅠ
전투는 워낙에... 에너미 주사위가 너무 잘나와가지고(ㅋㅋㅋㅋㅋ) 조금 길어졌나? 싶었는데 저는 저딴에 쫄깃쫄깃해서(아저씨 죽을까봐) 계속 긴장하면서 전투했었고... 2시간 동안 흐르던 눈물이 전투 중에는 다행히 쏙 들어갔었습니다. 엔딩 뜨자마자 또 터져서 문제였지(....
그렇게 악몽이 사라지고... 버디를 지켜낸 로디아와,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키겠다고 결심한 스텔라는 서로를 와락 껴안습니다. 로디아와 스텔라리아 코르누타면서도, 시모무라 오모토와 히이라기 하코베로서 앞으로 두 사람은 소중한 일상을 지켜 나가겠죠. 크리넘의 묘비에 같이 가서 조문을 하고, 먼지 쌓인 낡은 액자에 새 사진이 끼워지는 것을 시작으로요...^-T
아 결국에 또! 크아악 후기가 되고 말아 너무... 너무 죄송합니다... 아 하지만... 제가 엔딩곡 들으면서 로그 곱씹으며 후기를 쓰려니 제정신이 되지가 않더라구요...
어나더 엔드 라비린스 라는 이 제목에 시나리오의 모든 것이 들어가있다고 생각합니다. 곱씹어볼수록 정말 이 시나리오... 제목부터 마지막까지 너무나도 완벽해요...ㅠㅠㅠ 이 시나리오 플레이어 하고 감사의 의미로 가든오더 룰북을 사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파괴력을 가진 시나리오고, 그 시나리오가 아본님의 묘사와 연출과 어우러져... 정말로 경이로운 장면들을 만들어 주었어요... 그리고 에이미님께서도 후기에 적어주셨지만 굳이 로디아의 외형을 미형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이벤트 후의 시너지가... 정말... 정말로... 아... 제가 잘못했습니다... 여러모로 제가 좋아하는 서사와 PC-NPC간의 관계가 찐-하게 녹아있어서... 간헐적 어엔라 앓이를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뮤트는 여러분의 친구니까 편히 씁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스텔라의 설정을 급하게 바꾸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펑펑 울면서 플레이까지는 안했을텐데... 그 부분이 가장 저에게 있어서는 크리티컬한 바람에... 아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어떻게 그렇게???????????????ㅠㅠㅠㅠㅠ
인생 세션 등극과는 별개로 제가 너무 우느라고 롤플을 제대로 못해 아쉬움도 진하게 남는 세션이기도 합니다ㅠㅠ) 정말 제가... 쉬는 시간마다 엄청 구구절절거렸는데 받아주셔서 아본님께 감사할 따름이에요....ㅠㅠㅠ
아직도 로그를 읽고, 엔딩 노래를 들을때마다 눈물이 벅차오르네요. 엔딩 가사도 곱씹을때마다... 하... 아니 난 또 왜 스승 이름을 빛의 인도자같은걸로 만들어서 괴롭게 해 왜 왜 왜.... 게다가 클라이맥스 BGM 제목이 Star Sky라는 말을 듣고 저는... 정말.. 웃을 수 밖에 없었고... 제가 남 스위치를 놀릴 때가 아니었는데 참...
모쪼록 흔쾌히 마스터링 해주시고... 스위치 하나하나 정성스레 만들어서 눌러주시고, 멋진 아저씨를 만나게 해주신 아본님... 정말 제가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도 모자랍니다. BGM도 그렇고 매번 아본님의 오알 마스터링을 받을 때마다 큰 감동을 하나 둘 씩 얻어 가고 있네요...ㅠㅠ)* 이 시나리오가 있었기에 아야노코지도 찐엽귀 시나리오에 데려갈 수 있었고...ㅠㅠㅠ 여러모로 잊지못할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ㅠ0ㅠ)♥ 아저씨와 있었던 일은 평생 마음 속에서 함께할 거예요...8ㅅ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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