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후기

[후기] 마기카로기아 / 너에게 고한다

류비엠 2018. 6. 3. 03:21  

플레이 날짜: 2018. 6. 2.

 

GM: 에이미

플레이어: 류비엠, 스테아

 


 

 

 

우리들은 꿈을 꿔요.

소중한 누군가와 함께 새끼손가락을 걸고

떨어지지 말자고

손가락을 서로 엮으며 말했어요.

 

-Mili, 'YUBIKIRI-GENMAN'

 

 

갓 시나리오 + 갓 마스터 + 갓 플레이어 + 갓 다이스 = 갓 세션

 

후기 끝났네요(????)

 

오늘의 마기로기는, 티알중복 팀의 시나리오집 <허상서가>의 낙원이라고 자자한 '너에게 고한다'였습니다!

제가 글을 잘 못써서 후기라는 걸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이건 정말 후기를 안쓸 수가 없는...ㅠㅠ

 

몇 달 전 에이미님이 꼭 두 분을 모시고 마스터링 돌려드리겠다고 해서 두근두근하며 기다린지 어언 약 4개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너에게 고한다!!

 

저의 짧은 마법사 생(?)을 쭉 함께 해주신 스테아님과 다녀왔습니다!

갓 만든 3계제 캐릭터 전용 시나리오지만, 절대로 초보자용은 아닌... 로스트율도 어마어마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그 시나리오!

 

오늘의 PC는 '사쿠라기 링고'라는 새 PC로, 뉴턴의 사과나무에서 모티브를 차용하여 만들었습니다.

마법명은 '중력을 거스르는 붉은 과실'. 원래는 이과계 연구원이었는데 중력을 거스르는건 안티-뉴턴이잖아?!?! 해서 급하게 문과계열로 바꿨습니다. 포탈의 거점지이기도 한 로쿠분기시 도서관에서 사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정으로, 원탁 소속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포탈의 거점에서 포탈 직원들을 감시하기도 하고(??) 마경 로쿠분기시를 총괄하는 새끼 간부라는 느낌의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이름에서부터 알기 쉬운 그의 진짜 모습은 로쿠분기시 신사 근처에서 약 300년 전에 자생하던 사과나무로, 어찌어찌 마법의 힘을 얻어 마법사로 각성했다는 설정이었어요.

 

그리고 오늘 함께 플레이할 스테아님의 PC는 칸나즈키 이나리! 로쿠분기시 외곽에 있는 작은 이나리 신사에서 무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1000년 가까이 그 신사에서 로쿠분기시를 지켜봐온 토지신이었습니다.

 

도입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지루하고 평범한 삶이 이어지고 있던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사에 참배객이 줄어들어 경영난에 허덕이는 이나리는, 경영과 경제에 관련된 책을 빌리러 도서관으로 찾아옵니다.

하지만 같은 도서관에서 일하는 도짓코 사서(?)이자 링고의 초기 앵커인 요이치가 서가에 책을 제대로 꽂지 않아 책 찾기는 실패하고... 링고는 화가 나고... 이나리는 그런 요이치가 귀엽고... 그런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던 두 사람.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어느날 이나리와 링고는 대법전으로 소환되어, 천애의 마법사 카야노 마리아를 만나게 됩니다.

두 사람이 소환된 이유는 로쿠분기기 시에서 일어나는 영문 모를 실종 사건의 조사를 부탁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원래 로쿠분기시는 마경이라(?) 이러한 실종 사건은 빈번하게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했기 때문에...

 

그렇게 대법전의 의뢰를 받은 두 사람, 분과회 <사과나무를 품은 은여우>가 마주하게 되는 사건의 진실은...!!!! (커밍쑨-)

 

참고로 도입에서 굴린 사건표에서 12가 뜨는 바람에 이를 기반으로 선관이 몇 개가 짜여졌는데

1. 링고→이나리의 앵커 속성은 '존경'. 높은 신뢰감을 가지고 토지신이었던 이나리를 이단자로서 대법전으로 스카우트했다.

2. 이나리→링고의 앵커 속성은 '흥미'. 새끼 사과나무였던 애가 어느새 마법사가 되어 도서관에서 일을 하다니...(흥미진진)

3. 이나리는 링고가 새끼 사과나무였을 시절부터 알던 사이여서 단 둘이 있을 때는 링고쨩이라 부른다.

4. 링고는 딱히 존대캐는 아니지만 이나리는 이나리니까 이나리 씨라고 꼬박꼬박 존대한다.

 

...벌써부터 세션의 (여러가지 의미로) 멸망이... 보이는 느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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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고한다>에서는 특수 룰을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어마무시한 로스트율은... 이 특수 룰에서 시작되었다...

 

아... 파란색 연구를 다녀온 류비엠... 왜 아본님의 파란색 피를... 여기서 예측하지 못한거지??? (아본님: ?)

씬 표에서 7을 띄울 때마다 실종자가 발생하고, 판정에 실패하면 그 실종자를 구조하지 못하게 되어, 클라이맥스 전투의 금서 스펙에 추가가 된다는(!!!) 어마어마한 특수 룰. 하지만 반대로 실종자를 구조해낸다면, PC의 스펙에 추가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판정에 실패해도, <강행>을 선언한다면 롤플을 통해 실종자를 구조할 수 있다는, 약간의 상냥한 시스템도 들어있는 특수 룰이었지만... 두 사람은 몰랐던 것입니다... 이 <강행>이... 마냥 상냥한 시스템이 아니었단 사실을...

 

어쨌든! 대법전이 특별히 두 사람에게 의뢰를 했던 이유는 다름아닌 다음 실종 사건의 희생자로 PC의 초기 앵커가 낙점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듣고 새파랗게 질린 두 사람은, 각각 자신의 초기 앵커였던 로쿠분기 신사와 후도 요이치에게 빙의 되어있는 단장 <진실>과 <나팔>을 떼어내는데 성공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실종자가 발생할 뻔 하고, 차마 구조하지 못하고 넘어갈 뻔한 것을 링고의 실생활에 기반한 어드바이스(?)로 간신히 실종자가 사라지는 것을 막는데에 성공하기도 했구요.

 

실종 사건의 전말은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대방을 상처주는 말을 내뱉고, 이로 인해 자기 혐오를 부추겨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진 인물을 막지 못하면, 그 사람은 실종이 되어버리는 사건이었지만... 당연하게도 여기에는 배후가 숨어있었습니다.

 

여튼 단장을 회수하고, 실종자가 될 뻔했던 사람들의 말을 통해 두 사람은 이 사건의 키워드가 <거짓말>임을 추측해냅니다. 그리고... 이나리는, 주사위에 대해 거짓말을 한 자, 즉 강행 판정을 한 링고에게 단장 <고한다>가 빙의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됩니다...^-T) 강행 판정에 성공할 때마다 빙의심도가 1 오르는 설정이었는데... 다행히(?) 링고는 강행 판정을 1번 밖에 하지 않긴 했지만... 단장 <진실>과 <나팔>에게 박탈했던 마법들을 전부 링고가 가지고 있었고... 이것은 실질적 금서(?!)

 

단장 <고한다>에 빙의된 링고는 죄인이 되어 운명의 힘을 쓸 수 없게 되고... 이나리는 링고에게 빙의된 단장을 떼어내기 위해서는, 그와 전투를 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두둥-)

 

이 시점에서 링고의 빙의심도가 3이긴 했지만... 자칫 잘못하면 정말로 소멸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 사실 이전에 스테아님과 다녀왔던 세션에서, 제 PC가 단장에 빙의한 바람에 PvP를 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어서 사실 좀 웃겼어요ㅋㅋㅋㅋ 대체 륩PC와 슷PC의 관계는 매번 어디로 가는가...

 

자신이 단장에 빙의되었단 사실을 알게 된 링고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 자신의 마소를 퍼주어 이나리의 마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실수로 상태이상에 걸린 이나리를 조율해주고...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조용히 이나리를 껴안고 자신에게 빙의된 단장을 회수해달라고 합니다. 이나리는 토지신으로서, 이 땅에 사는 자를 지키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며 기꺼이 단장을 회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눈물 젖은(?) 클라이맥스 페이즈가 시작됩니다...!!!

 

사건의 배후는, '위선의 마녀'라는 마지널이 마녀사냥꾼에게 사냥당해, 그 사념이 금서화된 <진실을 고하는 나팔>이 있었습니다. 실종자들의 '사라지고 싶다'는 소원을 위선의 마녀가 이루어주는 척 하며, 실종자의 힘을 자신에게 흡수를 하며 힘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이 세션만의 오리지널 설정이 붙었는데...ㅠ 링고는 이 '위선의 마녀'가 도망쳐 나올 때 집에서 몰래 가져온 작은 묘목이었고, 위선의 마녀는 링고를 이 땅에 심어, 언젠가 다시 데리러 오리라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마녀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죽어버린 후. 마녀는 금서의 힘을 빌려 자신의 죽음을 '거짓'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설정 보고 정말... 아니 억떡께 이럴 수가 잇어요 ㅠ0ㅠㅠㅠ!!!! 하면서 내적으로 광광 울었는데 흐흑 에이미님 설정 천재시고... 여튼 링고의 환상의 자해쑈(=마력 깎아서 한 라운드에 주문 여러 번 씀)로 이나리는 간당간당한 체력으로 링고에게 빙의된 단장을 떼어내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운명의 시간... 과연 링고는... 소멸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그리고 여기서 너.고.의 마지막 특수 룰! 강행을 판정했던 PC는 자신이 구한 NPC를 앵커로 삼을 수 있었는데, 이 NPC를 앵커란에서 지우는 대신 1D6의 판정에 +1를 받는다는 것! 저는 한 명만 구했기 때문에 한 명만 지우고 1의 보정치를 받았지만, 여러번 강행을 했을 경우에는 클라이맥스 전투가 빡셌을지라도(?) 이런 식으로 PC의 구제 요소를 넣은게 너무너무... 좋았습니다...ㅠㅠㅠ

 

아슬아슬하게 2를 띄워(ㅋㅋㅋㅋ) 생존을 하게 된 링고는,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자신의 주변에서 잠들고 있는 이나리를 보며 괜히 자기 때문에 이나리가 휘말린건 아닐까, 내가 대법전으로 스카우트만 안했어도 이런 일은 안당했을텐데 하고 삽질을 하고 있을 때, 이나리가 깨어나고 자신이 대법전에 있었기 때문에 너를 구할 수 있었다는(ㅠㅠㅠㅠㅠ) >멋진 대사<를 해줍니다... 하... 어떡하지 링고랑 이나리가 사랑을 하는데(;;;;;)

여튼 링고는 그런 이나리의 말을 듣고, 언젠가 더 강한 마법사가 된다면 오늘 받은 이 사랑을 되값고 싶다고 하며... 손가락을 걸고... 시나리오는 엔딩을 맞이합니다!!

 

뒤늦은 덧붙임. 클라이맥스 전투에서도 되게 드라마틱한 연출이 많이 나왔는데요... 링고가 매번 판정 1 차이로 공격 주문을 실패한다던가, 이나리의 체력이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링고의 공격을 이나리가 완전방어를 한다던가... 링고도 이나리도 체력이 간당간당 했을 때 이나리의 허상침으로 딱 링고의 남은 체력 데미지를 줬을 때라던가... 정말 사랑이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연출들이 다이스-갓님께서 만들어주셔서 더욱 더 마지막의 여운과 감동이 남았던 것 같아요...ㅠㅠㅠ 하 정말 귀신같은... 주사위... '소레와... 아이닷따...'

 

두 줄 요약

1. 아본님의 피는 파란색 으아아아악

2. 워어어어어~~ 드라마칫쿠니~ 워어어어어 러브시요오 베이베에~~~

 

여튼... 드디어 제게 앤캐가 생겼습니다(?????) 링고쨩 빨리 5계제가 되어서 고백하자!!!!!

 

아 정말 믿고 보는 아본님의 시나리오...ㅠ0ㅠ 세세한 설정과 머리를 깨는 이 설정... 너무... 좋아요...

시나리오적으로 채찍과 당근을 함께 주는 이 훌륭한 특수 룰을 보라...ㅠ0ㅠ 플레이어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 그건 함정이었지!!!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야!!! 같은... 반전의 반전의 반전...(???)

더군다나 마법전 팡인이었던 두 플레이어가 PvP요소를 만나... PC적으로는 힘들었지만 플레이어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ㅠㅠ)9 아마 두 사람이 애절한 관계가 아니었으면 대놓고 죽어라 마법 빵야!!! 모드가 되었겠지만... 이런 엔딩도 나쁠 건 없죠!! 오히려 이런 머리 깨는 전개가 나와서 정말 예쁜 그림과 감동이 남아있을 수 있던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쓰는 시나리오는 늘 쿠소력이 짙거나 대놓고 개그를 지향하거나 그래서 이런 시리어스하고 머리 깨는 시나리오를 다녀오면... 너무 좋아서... 죽어버립니다... 크흐흑 이방의 기사도 분명 머리를 깨는 좋은 시나리오일거라 믿고 있어요...^^)9

 

그리고 이렇게 세션을 열어주신 에이미님 정말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정말 귀신같은 BGM 선곡에... 류비엠은... 광광 울엇챳따... 소문의 카야노도 이렇게 만나보기도 하고...!!! 세션 중간중간에 '소레와 아이닷타...' 하면서 나레이션 넣으신게 너무너무 웃긴데... 그럴 상황이어서 납득도 가고...(????) 무엇보다 PC들의 상황에 맞추어 즉석적으로 나레이션 넣으신게 너무 귀신같아서... 광광 울엇챳따2222... 위선의 마녀의 설정도 그렇고 PC의 심리라던가, 상황 묘사를 너무나도 맞게 딱딱 넣어주셔서 아, 이것이... 갓-마스터의 힘이라는걸 새삼 깨닫고... 감동하고...ㅠㅠㅠ 바쁘신데 귀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이렇게 마스터링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

 

마지막으로 스테아님... 제 마법사 생의 80%를 함께 해주셨는데 어쩜 저희 PC들 관계는... 매번... 이런...(숙연) 매번 제가 혼의 특기를 던질 때마다 불쾌해하지 않으시고 잘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ㅠ0ㅠ)* 하 정말 최고의 프로마법사님... 링고가 5계제가 되는 날이 온다면 꼭 고록을 쪄오도록 하는 것으로(그리고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세션 시작 전과 마지막에 에이미님이 Mili의 YUBIKIRI-GENMAN을 BGM으로 틀어주셔서... 뭔가 이 곡의 이미지가 세션 중에 강하게 남은 느낌이었어요ㅠㅠ)9 정말 좋아하는 곡인데 이렇게 멋진 시나리오와 어울려 멋진 엔딩을 낼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 압도적 감사...!!! ㅠ0ㅠ